
붉은밤 푸른위로, 2022
장지, 먹, 분채 (ink, Korean paper, colored powder)
195 x 105
Nam Su-Jeong

남수정은 수많은 선의 축적을 통해 자연과 우주의 본질적 조화를 탐구하는 작가이다. 먹, 연필, 아크릴, 분채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종이와 캔버스 위에 섬세한 선을 층층이 쌓아 올리며, 꽃과 잎, 숲과 같은 유기적 형상을 만들어낸다. 그의 작업에서 선은 단순한 윤곽이나 경계가 아니라, 대상의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생명적 흐름으로 기능하며 화면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약한 시력으로 인해 대상을 남다르게 관찰하게 되었고, 이는 작업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다. 그는 사물을 하나의 형태로 인식하기보다, 그것을 구성하는 무수한 선과 구조, 나아가 세포 단위에 이르는 미시적 질서로 바라본다. 이러한 시선은 ‘보통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을 드러내며, 자연 속에 내재된 복잡하고도 조화로운 질서를 시각화한다.
남수정의 작품은 자연의 재현을 넘어, 우주와 생명, 그리고 존재 간의 상호연결성을 사유하게 하는 철학적 깊이를 지닌다. 화면을 가득 채운 선과 색은 생명의 생성과 확장을 암시하며, 관람자에게 고요하면서도 사유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동시에 밝고 생동감 있는 색채와 유연한 형태는 희망적이고 치유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한편 그의 작업에는 사회적 은유 또한 내포되어 있다. 자연의 유기적 성장과 조화를 통해 인위적 경계와 위계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드러내며, 보다 조화로운 공존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작품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작은 곤충은 작가 자신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상징하며, 복잡한 현실을 통과하는 존재의 여정을 은유한다.
부산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남수정은 전통 수묵화 기법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강렬한 색채와 독창적인 표현을 결합해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해왔다. 부산 미광화랑 개인전을 비롯해 뉴욕 첼시의 아고라 갤러리(Agora Gallery) 초대전, 'East Meets West' 전시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작품을 선보였으며, 아고라 갤러리 전속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KOAS 전에서 인기 작가로 선정되는 등 지속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의 작업은 미시적 관찰에서 출발해 우주적 질서로 확장되며, 수많은 선들이 모여 하나의 조화로운 세계를 이루는 과정을 통해 생명의 본질과 존재의 의미를 시적으로 풀어낸다.

붉은밤 푸른위로, 2022
장지, 먹, 분채 (ink, Korean paper, colored powder)
195 x 105

봄을 담은 빨간물통, 2024
장지, 먹, 분채 (ink, Korean paper, colored powder)
105 x 67

노란벽, 2025
장지,먹,분채 (ink, Korean paper, colored powder)
80 x 90

11월의 아침, 2023
장지,먹,분채 (ink, Korean paper, colored powder)
75 x 96
1/4